남미 의사들 브라질로…일부 국가 의료진 부족 사태
2013/09/07
우루과이 "쿠바 의사 수입 추진"…아르헨티나 "고심 중"
남미지역 의사들의 브라질행이 늘어나면서 일부 국가에서 의료진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쿠바 의사 수입을 추진하는 국가가 늘어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은 전날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판아메리카보건기구의 협조를 받아 쿠바 의사를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무히카 대통령이 쿠바 의사 수입 방안을 언급한 것은 브라질로 이주하는 우루과이 의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정부는 의료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의사들'(Mais Medicos)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 외국인 의사 수입에 나섰다.
이 프로그램은 유럽 의료 선진국의 보건 정책을 본뜬 것이다. 내국인 의사 1만 명을 양성하고 의과대학의 교과과정을 개편해 2015년부터 의대를 졸업하면 공중보건의로 2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했다. 필요하면 외국인 의사들을 수입하도록 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쿠바 의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4천 명이 브라질에 입국할 예정이다.
우루과이에서는 30여 명의 의사가 브라질로 가겠다는 뜻을 밝혔고,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클라린은 최근 브라질행을 결심하는 의사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의사들은 자국에서 근무할 때보다 많은 월급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바 의사들은 브라질 정부로부터 월 1천∼4천200달러의 월급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쿠바 여의사는 1천 달러만 돼도 쿠바에서 받던 월급 26달러와 비교하면 40배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의 또 다른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쿠바 정부 통계를 인용, 현재 세계 58개국에서 4만여 명의 쿠바 의사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58개국 가운데 26개국은 쿠바 정부에 의료 서비스 대가를 지급하고 있으며 지급액은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이 1∼2위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인도적 차원에서 무상 의료 원조가 이뤄지고 있다.
쿠바에서 연간 배출되는 의사 수는 1959년 728명에서 1993년에는 4천780명으로 늘었다가 2001년엔 1천765명으로 줄었다. 이후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나서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는 1만 539명을 기록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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