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서 한류 타고 한국 화장품도 인기
2013/09/12
韓기업 진출 전, 인터넷 공동구매·외국 사이트 이용
"이베이에서 처음으로 한국산 비비 크림을 샀는데 샘플도 같이 온 거예요. 칠레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덕분에 다른 화장품도 써 볼 기회가 생겼고 한국 화장품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됐어요."
칠레 산티아고에 사는 대학생 아날리아(20)는 한국 화장품 '전도사'다.
피부가 매우 하얀 편인 그에게 대부분 어두운 피부를 위한 칠레의 화장품들은 잘 맞지 않았고, 프랑스 명품 브랜드 화장품은 너무 비쌌다.
아날리아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완벽한 피부를 가졌을까' 궁금했고, 인터넷에서 유럽이나 미국의 젊은 여성들이 올린 사용 후기를 보면서 '한국 화장품의 엄청나고 놀라운 세계'를 알게 됐다"고 했다.
"비비크림과 슬리핑팩을 매일 사용하는데 친구들과 가족들이 '너의 아기 같은 완벽한 피부 비밀이 뭐냐고 묻더라고요. 제 친구들이나 주변의 많은 사람이 한국 화장품을 써요. 만나면 서로 품평을 주고받죠."
칠레에는 아직 한국 화장품이 정식으로 진출하지 않아 주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산다. 지금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산 화장품을 팔기도 한다. 고객은 대부분 16~30살 여성이지만 남성 고객도 점점 늘고 있다고 했다.
한국 화장품을 사용하는 칠레인들은 대부분 K-pop 팬들이나 텔레비전 드라마, 인터넷을 통해 한국 화장품을 접하기 시작해 공동구매를 하거나 지인을 통해 사는 등 알음알음으로 퍼지고 있다.
칠레에 거주하는 한국 기업의 주재원들도 한국에 다녀올 때마다 화장품을 빼먹지 않고 챙겨 온다. 현지인들로부터 부탁을 받기도 하고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파견을 나와있는 회사원 이동희(33) 씨는 "이번 추석에 한국에 가는데 벌써 칠레 친구 네 명에게서 화장품을 사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아내나 딸 주라며 남자들한테 줘도 대단히 좋아한다"고 전했다.
(산티아고=연합뉴스) 한미희 특파원
eoyy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