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성급한 출구 전략시 채권 2조3천억弗 증발"
2013/10/10
금융 안정 보고서 경고…"적시에 분명한 시장 소통 필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성급하게 출구 전략을 단행하면 채권시장에서 2조 3천억 달러가 증발할 수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9일(현지시간) 경고했다.
IMF는 이날 낸 국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출구 전략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면 장기 금리(채권 수익률)가 단기간에 1%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 때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 손실이 전 세계 채권 가치의 5.6%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주식과 부동산 및 외환시장에서도 큰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서는 덧붙였다.
IMF의 호세 비날스 통화ㆍ자본시장 국장은 보고서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출구 전략이 매끄러워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적시에 분명한 시장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날스는 "장기 금리를 안정시키고 시장 동요를 막는 것이 실질적 도전임이 이미 지난 5월 입증됐다"고 상기시켰다.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출구 전략을 시사하자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IMF는 장기 금리 급등이 특히 신흥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줄 수 있음도 경고했다.
보고서는 "신흥시장이 급격한 자본 이탈에 매우 취약함이 이미 입증됐다"면서 따라서 연준의 성급한 출구 전략이 "(신흥시장의) 유동성 여건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유로 취약국의 은행도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장기 금리가 급등하면 그 충격이 기업에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탈리아, 스페인 및 포르투갈을 거명했다.
유로 지역이 이를 극복하려면 조속히 완전한 은행 동맹으로 가야 한다고 IMF는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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