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EBX 그룹 계열사 파산보호 신청 잇따를 듯
2013/10/31
석유·천연가스 이어 조선 부문 계열사도 위기
브라질 재벌 EBX 그룹의 계열사 파산보호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3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EBX 그룹은 석유·천연가스 부문 계열사 OGX에 이어 조선 부문 계열사인 OSX에 대해서도 파산보호 신청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언론은 OSX 파산보호 신청이 수 주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OGX는 전날 리우데자네이루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OGX의 파산보호 신청은 중남미에서는 지난 1990년 이래 최대 규모다.
112억 헤알(약 5조4천300억원)의 부채를 안은 것으로 알려진 OGX는 채권단과 채무조정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파산보호 신청이 승인되면 OGX는 60일 안에 회생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채권단은 30일 안에 이를 수용할지 결정하게 된다.
전날 상파울루 증시에서 OGX 주가는 26% 폭락한 0.17헤알로 마감했다. OGX 주가는 지난 2010년 10월15일 23.27헤알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OGX는 석유 생산량이 애초 공언한 수준의 4분의 1에 그치면서 지난해 중순부터 위기설이 나돌았다. 올해는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3개 해양유전 개발을 중단했다.
주요 계열사 파산보호 신청으로 한때 브라질 최고 갑부로 불린 에이케 바티스타(56) EBX 그룹 회장의 몰락이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EBX 그룹은 OGX와 OSX 외에 LLX(물류), MPX(에너지), MMX(광업), AUX(금·은·구리 광산 개발), CCX(석탄), REX(부동산), IMX(스포츠마케팅), SIX(정보통신), NRX(식품)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계열사 이름이 모두 3개의 알파벳으로 돼 있고 마지막은 X로 끝나기 때문에 EBX 그룹은 흔히 'X 그룹' 또는 'X 제국'으로 불렸다.
바티스타 회장은 지난해 3월만 해도 재산 규모 300억 달러로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7위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러나 경영과 투자 실패, 주가 폭락 등이 겹치면서 단기간에 재산이 급격히 줄었고 지금은 브라질 내 억만장자 순위에서도 밀려났다.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그의 재산은 9억 달러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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