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태평양 출구 130년 숙원"…칠레에 대화제의
2014.02.11
볼리비아 정부가 태평양 진출 문제를 놓고 칠레에 대화를 공식적으로 제의했다.
10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언론에 따르면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볼리비아 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칠레는 볼리비아와 대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네라 부통령은 태평양 출구 확보가 130여 년간 계속된 볼리비아의 숙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볼리비아는 항상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칠레와 대화를 원했다"고 말했다.
페루와 볼리비아 연합군은 1879∼1883년 칠레와 '태평양 전쟁'을 벌였으나 패배했다.
칠레는 태평양 해역 관할권을 3만8천㎢로 넓혔으며, 당시 페루에서 칠레로 넘어간 해역의 연간 어획량은 2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리비아는 12만㎢의 영토와 400㎞의 태평양 연안을 상실했다. 볼리비아는 내륙국이 되고 나서도 해양 진출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안데스 지역의 티티카카 호수에서 해군 함정을 운용하고 있다.
페루는 2008년에 칠레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고, ICJ는 지난달 말 칠레가 80해리(148㎞)까지 주권을 갖고, 그 경계선 바깥의 풍부한 어장에 대해서는 페루의 주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에 따라 칠레는 1950년대 초반부터 관할해온 태평양 해역 3만8천㎢ 가운데 2만1천㎢를 페루에 넘겨주게 됐다.
칠레와 볼리비아의 외교관계는 1962년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 볼리비아는 지난해 4월 칠레를 ICJ에 제소했다.
오는 3월 11일 출범하는 칠레 새 정부에서 외교장관을 맡은 에랄도 누네스는 "볼리비아의 ICJ 제소가 양국 간 대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제소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칠레가 ICJ의 재판을 원하지 않는다면 볼리비아의 태평양 진출 문제를 우선해서 해결해야 한다"며 칠레를 상대로 한 ICJ 제소 절차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달 말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린 제2차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서도 ICJ가 해양 진출을 바라는 볼리비아의 청원을 인정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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