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월드컵 반대시위"에 군병력 투입 시사
2014/02/19
의회 "폭력시위는 테러"…강력한 처벌 법안 제정 추진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월드컵 반대" 시위를 막는 방안의 하나로 군병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월드컵 기간 폭력시위가 벌어지면 군병력을 동원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세프 대통령은 "본선 경기가 열리는 12개 경기장을 관리하는 지방정부들과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군과 경찰을 포함해 연방정부의 치안 인력을 총동원해 폭력시위에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월드컵 치안 대책을 위해 19억 헤알(약 8천445억원)을 투자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월드컵에 참가하는 각국 정부 주요 인사와 선수단, 응원단, 관광객들의 안전을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과격시위를 이끄는 "블랙 블록"(Black Bloc)은 월드컵이 열리는 동안 격렬한 시위를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외국 축구대표팀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치안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익명의 "블랙 블록" 조직원은 한 신문에 "일반인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 말을 듣지 않으면 외국인들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외국 축구대표팀이 이용하는 버스와 호텔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 블록" 내부에서 30명 정도로 이루어진 소그룹 단위로 시위를 벌이는 전략을 협의하고 있으며 상파울루에만 이런 소그룹이 최소한 10여 개 있다고 전했다.
월드컵 때가 되면 시위 참가자가 1천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면을 쓴 "블랙 블록" 조직원들은 시위 현장에서 공공시설물을 훼손하고 은행과 상점을 공격하는가 하면 차량을 불태우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한 방송사 카메라맨이 사망했다. 이 카메라맨은 시위대가 던진 폭발물이 머리 근처에서 터지는 바람에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결국 숨을 거뒀다.
브라질 의회는 이 사건을 계기로 폭력시위를 테러 행위로 간주해 강력하게 처벌하는 내용의 "반(反) 테러법" 처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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