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속 차베스 서거 1주기 행사(3.6)
관리자 | 2014-03-06 | 조회수 : 1069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속 차베스 서거 1주기 행사
2014/03/06
쿠바 등 중남미 4개국 정상 참석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5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 속에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데시 보우테르세 수리남 대통령이 참석했다. 브라질 등 다른 국가들은 정부대표단을 보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수만 명의 지지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무개차를 타고 행사장에 들어섰다.
행사에 참석한 각국 정상 및 정부대표들과 인사를 나눈 마두로 대통령은 연설에서 "폭력시위 세력이 국민을 위협하고 있으나 나라를 후퇴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베네수엘라는 평온하고 자유로운 국가로 기능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야권이 미주기구(OAS)에 베네수엘라 시위 사태에 대한 명백한 태도 표명을 촉구한 것과 관련, 국제사회의 개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미주기구(OAS)를 멀리하고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와 남미국가연합,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등 중남미 국제기구를 우선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후에는 군부의 충성 맹세와 함께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벌어졌으며, 수천 명의 지지자가 거리행진을 벌였다.
한편, 차베스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행사가 열리는 동안 카라카스 시내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자유와 평화, 정의를 원한다"는 플래카드를 앞세운 시위대는 거리를 행진하며 마두로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시위에 참가한 학생 대표 가비 아렐랴노는 "우리는 쿠바와 같은 독재정치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자유를 얻을 때까지 거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또 체포된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우리는 모두 레오폴도"라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1월부터 마두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야권의 시위가 시작됐다. 이후 생필품 부족과 높은 인플레이션, 치안 불안 등에 항의하는 시민과 학생들이 가세하면서 2월 초부터 본격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잇따랐고, 그동안의 시위 과정에서 18명이 사망하고 26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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