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야당 첫 대화 성과없이 끝나
2014/04/11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당이 소요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첫 만남을 가졌으나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했다.
1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일간 엘 우니베르살과 외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10일 밤 대통령궁에서 야권 대표와 남미국가연합 국가의 외교장관 등 참관인이 참석한 가운데 6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전국에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된 이날 만남에서 마두로는 자신을 축출하려는 반정부파의 음모를 비난하면서 체포된 시위자의 석방 등을 주장하는 야당 측의 요청을 거부했다.
마두로는 반정부파들이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해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마두로에게 간발의 차이로 패한 야권의 대표주자인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우리는 정부를 전복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카프릴레스는 베네수엘라 정치적 위기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억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야당측이 이른바 "콜렉티보스"라는 과격 친정부 단체의 무장해제를 요구하자 마두로는 거절했다.
마두로는 "콜렉티보스에 존경을 표시해야 한다. 그들은 사회 활동을 하는 단체일 뿐"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오는 15일 두 번째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정부는 로마 교황청(바티칸) 국무장관인 피에트로 파롤린 대주교에게 다음 만남의 중재자로 참관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이날 첫 대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서부 바르키시메토시(市)에서는 시위가 발생해 경찰관 한 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지난 2월초 한 여대생이 성폭행당한 데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시위로 촉발된 두달여간 지속된 시위로 40명 안팎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시위 가담자 2천여 명이 치안 당국에 연행됐다가 대부분 풀려났으나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야당 대표 레오폴도 로페스 의원을 포함한 170여 명이 수감된 상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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