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거주 아이티 주민들 "새 삶 찾아 美·칠레로"
2016/11/03
경제침체 때문…美, 입국 시도 아이티인 1천여명 브라질로 송환 추진
브라질에 거주하는 아이티 주민들이 새 삶을 찾아 미국과 칠레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브라질 경제의 침체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생활고가 가중하는 것이 원인이다.
브라질 법무부에 따르면 브라질에는 현재 8만여 명의 아이티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 2010년 대지진 이후 아이티를 떠나 브라질로 이주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브라질 경제가 2014년부터 침체에 빠지면서 일자리를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자 미국·칠레 등으로 가려는 주민이 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2개월간 브라질을 떠나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으로 몰려든 아이티인 1천여 명을 브라질로 되돌려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아이티 주민들의 재입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아이티 대지진 이후 인도주의 차원에서 아이티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아이티 주민들은 파나마와 에콰도르, 페루 등을 거쳐 브라질에 입국하는 루트를 주로 이용했다.
아이티 주민들의 브라질 입국 과정에서 중미 지역의 밀입국 조직인 '코요테(coyote)'가 이른바 '밀입국 사업'을 벌이는 정황이 여러 차례 포착돼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브라질에 정착하는 아이티 주민이 늘어나면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로 의심되는 사건도 잇달아 발생했다.
아이티 주민이 많이 모이는 상파울루 시내 한 가톨릭 교회 근처에서 총격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부상자가 속출했다.
한편, 브라질은 2004년 2월 29일 아이티에서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이 축출되고 나서 같은 해 6월 1일에 설치된 유엔 평화유지군을 지휘해 왔다.
아이티 정부는 과거 군부가 수시로 쿠데타를 일으키는 등 정변의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1994년에 공식적으로 군을 해체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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