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법원, 대통령 포고령 집행정지 명령(종합)
2010/01/09 06:50
아르헨티나 법원이 중앙은행장 해임과 보유 외환을 이용한 외채상환기금 조성을 내용으로 하는 대통령 포고령의 집행정지를 명령했다고 EFE 통신 등 외신들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 호세 사르미엔토 연방판사는 이날 마르틴 레드라도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하기 위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발동한 포고령의 집행을 정지시켰다.
사르미엔토 판사는 대통령 포고령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질 때까지 레드라도 총재가 중앙은행장직을 수행하도록 했으며, 레드라도 총재는 곧바로 복귀했다.
사르미엔토 판사는 또 보유 외환을 이용해 외채상환기금을 조성하려는 정부의 조치에 대해서도 유보 결정을 내렸다.
앞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외채상환기금 조성을 위해 481억달러의 중앙은행 보유 외환 가운데 66억달러 가량을 정부에 넘기도록 지시했다.
아르헨티나가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할 외채는 130억달러 가량이지만 상환 부족액이 20억~7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말 외채상환기금 설치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레드라도 총재는 이 같은 지시를 거부했으며,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6일 레드라도 총재 교체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전날 밤 포고령을 통해 일방적으로 해임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레드라도 총재는 이날 "대통령의 포고령을 존중하기 위해 총재직을 사임하겠지만 이 조치가 정당한지 여부를 법적으로 따질 것"이라면서 변호인을 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아르헨티나의 현행법상 중앙은행장을 해임할 경우에는 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레드라도 총재의 공식 임기는 오는 9월 23일까지다.
한편 야권은 외채상환기금 조성과 레드라도 총재 해임 조치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문제가 의회로 넘어갈 경우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아르헨티나 의회는 지난해 6월 말 총선 결과에 따라 여소야대로 짜여진 상태이며, 올해 회기는 오는 3월 1일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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