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정정불안 와중에 뒤발리에 `깜짝 귀국'
2011.01.17 10:46
망명생활 25년 접고 "아이티인 도우러 왔다" 일성
지난 1986년 쫓겨났던 아이티의 독재자 `베이비 독' 장 클로드 뒤발리에(59)가 25년 간의 프랑스 망명생활을 접고 16일(현지시각) 돌연 귀국했다.
에어프랑스 편으로 이날 오후 5시50분에 공항에 도착한 뒤발리에는 "아이티 사람들을 돕기 위해 돌아왔다"고 귀국 일성을 터뜨렸다.
그의 `깜짝 귀국'은 지난해 11월 실시된 대통령선거 예선투표에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아이티 정정이 소용돌이에 빠진 시점에 이뤄져 그 의도가 무엇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뒤발리에가 아내 베로니크 로이와 함께 도착했을 때 공항에는 재임 시 장관직을 맡았던 전직 관리들대표단이 나와 있었고 공항청사 밖에서도 지지자 수십 명이 운집해 있었다.
약 25만명의 희생자를 내고 수도 포르토프랭스 대부분을 폐허로 만들어 버린 대지진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또 지난해 11월 28일 실시된 대선 결과를 놓고 아이티 정계가 힘겨운 씨름을 하고 있는 때에 그가 돌연 입국한 것이다.
대선 감시 역할을 맡았던 미주기구(OAS) 사무총장 호세 미구엘 인술사는 17일 아이티에 입국해 선거감시 결과 보고서를 놓고 아이티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그의 사무소 측이 밝혔다.
지난주 유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선거감시 단체들은 집권당 대선 후보 주드 셀레스틴이 결선투표에 나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발표된 예선투표 결과는 야권의 미를란드 마니가(레슬리 마니가 전 대통령 부인)가 득표율 31%를 기록했으며, 뒤를 이어 셀레스틴이 22%, 가수출신 야권 후보 마르텔리가 21%를 각각 얻었다고 밝혔으나 2위를 차지한 여권 후보 셀레스틴의 부정선거 의혹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셀레스틴이 불과 6천845표 차이로 마르텔리를 누르고 결선투표에 나가게 되자 마르텔리 지지자들이 부정선거라며 폭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 동안 프랑스에 거주해 왔던 뒤발리에는 앞서 미국 플로리다 라디오방송에 나와 "지금 대통령 출마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며 대선 후보 자격으로 귀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또 지난 2007년에는 재임 기간 저질렀던 `실수'를 용서해 달라고 했으나 르네 프레발 현 대통령이 일축했었다.
아이티 당국은 그가 지난 1971년 아버지 `파파 독'으로부터 권력을 승계한 이후 사회보장비 명목으로 1억달러 이상을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아버지 뒤발리에는 지난 1957년 집권했다.
지난 2004년 권좌에서 쫓겨난 장 버트란드 아리스티드 전 아이티 대통령과 비슷하게 뒤발리에 역시 미국으로부터 하야를 요구받았고 미 공군기로 프랑스로 떠났다.
프랑스에 도착한 뒤 뒤발리에는 스위스 은행에 예치된 수백만 달러를 아이티 장국이 되돌려달라고 하자 거기에 맞서 장기간 법적 다툼을 벌여왔다.
스위스 정부는 뒤발리에가 횡령한 돈으로 추정되는 460만 달러를 아이티 측에 되돌려주려다가 대법원에 의해 봉쇄되자 지난해 2월 그의 재산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포르토프랭스<아이티> AFP=연합뉴스) ci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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