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보수언론 '정면충돌' 임박
2012.11.17
내달 미디어 독과점 규제법 발효…의회, 대통령 권한 강화 법안 승인
아르헨티나의 중도좌파 정부와 보수 언론이 피할 수 없는 대결 국면으로 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디어
독과점 규제 법안을 앞세워 보수 언론의 대표주자인 그루포 클라린(Grupo Clarin)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루포 클라린은 일간지 클라린과 지상파 TV 채널 엘 트레세(El Trece), 케이블TV 채널 토도
노티시아스(Todo Noticias) 등 다양한 TV 채널을 소유하고 있다.
그루포 클라린은 애초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에 이어 부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였다.
그러나 2008년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추진한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에 그루포 클라린이 반대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는 '보수언론과 전쟁'을 선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압력을 가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는 미디어의 독과점을 막는다는 명분 아래 2009년 미디어 법을 개정했다.
새 미디어 법은 특정 기업이 운영할 수 있는 TV와 라디오 방송사의 수를 축소하고 같은 지역에서
지상파 TV와 케이블 TV 겸영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은 12월7일부터 발효된다.
그루포 클라린은 사법부를 동원해 새 미디어 법의 발효를 1년 늦추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정부는 발효 즉시 그루포 클라린 소유 방송매체를 입찰에 부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강경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하원은 지난 14일 정부가 하위법원의 심의와 판결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찬성 135표, 반대 95표로 승인했다.
야권은 새 미디어 법 발효를 전후해 예상되는 정부와 그루포 클라린 간의 소송 공방을 원천적으로
막으려고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루포 클라린 문제에 관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의지는 완고하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새 미디어 법의 발효로 언론의 독과점이 사라질 것"이라면서 "거대
언론사들이 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방송 허가권을 취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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