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차베스 취임식 연기 시사
2012.12.20
"날짜 못박아 '국민의 뜻' 저해하면 안 돼"
차베스, 한때 호흡기 감염증세…"절대적 휴식 필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쿠바에서 암 투병을 벌이는 가운데 내년 1월 10일로 예정된
집권 4기 취임식이 연기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차베스의 최측근인 디오스다도 카베요 국회의장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 뒤 취재진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대통령이 암 수술에서 회복하는 동안 취임식이 연기될 수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현지 언론인 '엘 나시오날' 등이 보도했다.
카베요 의장은 국회나 당이 아닌 사견임을 전제로 이같이 밝히면서 "헌법에 규정된 날짜가 국민의
뜻을 저해하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베요 의장은 "전례가 있다"면서 "(과거) 시장 한명이 (취임식을) 3개월 간 연기했다.
한 날짜에 국민의 뜻을 묶어둘 수는 없다.
10일 취임식을 못 한다고 해서 800만 국민의 뜻이 아닌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국회가 취임식 연기 문제를 놓고 대법원에 판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대통령 취임식을 1월 10일로 규정하고 있으며, 새 대통령이 유고로 취임식에서
선서하지 못할 경우 국회의장이 직무를 대리해 30일 내에 재선거를 치르도록 하고 있다.
카베요가 취임식 연기 가능성에 대해 사견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지만 앞으로 집권당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취임식 연기 요청이 확산될 경우 차베스의 권력 이양을 요구해 온 야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편 수술 후 회복상태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던 차베스가 금주 초 호흡기 감염 증세를 진단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차베스의 사위인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통신정보장관은 전날 국영TV를 통해 이 같이 밝히면서 호흡기
감염증세는 의료진에 의해 통제됐다며 "대통령의 몸 상태는 안정적이지만 절대적 휴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은 합병증세가 대통령이 받았던 수술처럼 복잡한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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