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FTA 후진국"…20년간 3건 체결
2013/2/18
1991년 메르코수르 출범 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집트와 체결
중남미 최대 경제 국가인 브라질이 자유무역협상에서는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세계무역기구(WTO) 등의 자료를 인용, 1991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출범 이후 브라질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것은 3건에 불과하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집트 등과 FTA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그나마 협정이 발효된 것은 이스라엘이 유일하다.
지난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양자 간 또는 지역 간 FTA 체결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브라질은 이런 추세에서 사실상 벗어나 있던 셈이다.
브라질 전국산업연맹(CNI)의 소라야 호자르 국제거래국장은 "그동안 중남미를 포함해 세계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으나 브라질은 거대한 흐름에서 제외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CNI 자료 기준 미주 지역 주요국의 FTA 체결 실적은 칠레 21건, 미국 14건, 멕시코 13건, 페루 12건, 콜롬비아 11건 등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남미의 안데스 국가인 칠레, 페루, 콜롬비아가 FTA를 통해 기대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지난해 성장률은 칠레 5%, 페루 6%, 콜롬비아 4.3%로 나타났다. 브라질은 1%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과 안데스 3국은 경제 규모와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 FTA 체결 실적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브라질 경제가 성장둔화 현상을 계속하면서 FTA에 너무 둔감하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최근 자유무역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것은 시장개방에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해온 브라질 정부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EU 자유무역협상의 가속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메르코수르와 EU는 1999년부터 FTA 체결을 전제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메르코수르의 농산물 수입 관세 인하 주장과 EU의 공산품 및 서비스 시장 개방 확대 요구가 맞서면서 2004년 10월 협상이 중단됐다.
지난달 말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개최된 중남미-EU 정상회의에서 양측은 FTA 체결 필요성에 공감했다.
브라질 정부가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도 EU와의 FTA 체결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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