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반체제 블로거, 브라질서 비난 시위 직면
2013/2/19
"민주주의와 다원주의 입증…쿠바에서도 표현의 자유 기대"
쿠바의 반체제 블로거 요아니 산체스(37·여)가 브라질에 도착하자마자 쿠바 정부를 지지하는 시위대를 만나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마주했다.
산체스는 17일(현지시간) 오후 쿠바 수도 아바나를 떠나 파나마를 거쳐 18일 새벽 0시30분께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코 주의 주도(州都)인 헤시페에 도착했다. 산체스는 헤시페에 이어 인근 바이아 주의 주도(州都)인 살바도르 시를 찾았다.
쿠바 당국으로부터 출국 허가를 받아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외국 여행에 나선 산체스를 맞이한 것은 브라질 내 친(親) 쿠바 단체 회원들이었다.
회원들은 산체스가 자신의 블로그를 이용해 쿠바에 관한 왜곡된 정보를 외부세계에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산체스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사주를 받고 있다고 비난하며 가짜 달러화 지폐를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쿠바 지지 시위대를 만난 산체스는 비교적 차분했다.
산체스는 "브라질에 민주주의와 다원주의가 살아있다는 증거"라면서 "쿠바에서도 다른 의견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산체스는 바이아 주 페이라 데 산타나 시에서 열리는 다큐멘터리 영화제의 '쿠바×온두라스 커넥션' 시사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브라질에 머무는 동안 상파울루 시 등에서 열리는 표현의 자유와 인권에 관한 세미나와 토론회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체스는 지난 2008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꼽혔다. 국제언론인협회(IPI)는 2010년 9월 산체스를 '세계 언론자유 영웅'으로 선정했다. 산체스는 2007년부터 '제너레이션 Y'라는 블로그를 통해 쿠바 당국의 검열을 피해 체제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산체스는 20차례나 여행 권리를 거부당한 끝에 최근 쿠바 정부의 외국여행 자유화 조치에 따라 여권을 발급받았다.
한편 산체스는 브라질에 이어 체코, 스페인, 멕시코, 미국, 네덜란드, 독일, 페루 등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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