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칠레 '태평양 출구' 문제로 정면충돌(종합)
2013/03/24
볼리비아 대통령 "국제사법재판소 제소"…칠레 대통령 "주권 수호"
볼리비아와 칠레 간에 '태평양 출구'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이 국제 제소로 확산할 조짐이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수일 안에 칠레를 제소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19세기에 벌어진 전쟁으로 상실한 태평양 출구를 되찾으려고 ICJ 제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볼리비아는 페루와 연합군을 이뤄 1879년부터 1883년까지 칠레와 '태평양 전쟁'을 벌였으나 대패했다. 볼리비아는 12만㎢의 영토와 400㎞의 태평양 연안을 상실했다. 페루는 3만5천㎢ 넓이의 태평양 해역 관할권을 칠레에 넘겼다.
볼리비아와 칠레 간에는 1904년 '평화와 우호 협정'에 따라 현재의 국경선이 확정됐으나 이후에도 국경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됐다. 양국의 공식적인 외교관계는 1962년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 1975∼1978년에 관계 회복을 시도했다가 좌절된 이후 지금까지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 양국은 2006∼2011년에도 협상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태평양 전쟁 개시 134주년 기념행사를 했다. 볼리비아가 태평양 전쟁을 기념하는 공식 행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즉각 "모든 노력을 다해 주권을 지킬 것"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피녜라 대통령은 "볼리비아가 ICJ 제소 절차를 시작하면 칠레와 칠레 국민은 일치단결해 대응할 것"이라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 영해, 영공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페루와 칠레는 1952년과 1954년 '해상 경계선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칠레는 이 조약으로 해상 국경선이 확정됐다고 주장하지만 페루는 단순히 어업권을 다룬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페루 정부는 2008년 칠레를 ICJ에 제소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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