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의원 망명사건 여파 브라질 외교장관 사임
2013/08/27
호세프 대통령, 새 외교장관에 유엔 대사 내정
볼리비아 야당 의원의 브라질 망명으로 양국이 마찰을 빚는 가운데 브라질 외교장관이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브라질 대통령실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밤 발표한 성명에서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외교장관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호세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파트리오타 장관의 사임은 볼리비아 보수우파 야당 소속 로제르 핀토 몰리나 상원의원의 브라질 입국 때문이다.
몰리나 의원은 지난해 5월 28일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주재 브라질 대사관을 찾아가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이후 15개월째 대사관에 머물러 왔다. 브라질 정부는 몰리나 의원의 망명을 수용했으나 볼리비아 정부가 출국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몰리나 의원은 지난 24일 브라질 대사관을 출발해 볼리비아를 빠져나오고 나서 볼리비아와 국경을 맞댄 브라질 중부 마토 그로소 주 코룸바 시에 머물다 전날 항공기편으로 브라질리아에 도착했다.
몰리나 의원의 브라질 입국은 에두아르도 사보이아 볼리비아 주재 대리 대사가 주도했다. 사보이아 대리 대사는 브라질 외교부에 보고하지 않은 채 몰리나 의원의 입국을 도왔다.
이 때문에 브라질 외교부는 몰리나 의원의 볼리비아 탈출과 브라질 입국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언론 보도와 볼리비아 정부의 반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몰리나 의원은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힌다. 몰리나 의원은 모랄레스 대통령 정부의 부패를 비판하고 마약조직 연계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박해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볼리비아 정부는 몰리나 의원이 비리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됐으며 처벌을 피하려고 국외 도피를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볼리비아 법원은 지난 6월 몰리나 의원에게 공금유용 등 비리 혐의를 적용, 징역 1년 형을 선고했다.
한편 호세프 대통령은 루이스 알베르토 피게이레도 마샤도(58) 유엔 대사를 새 외교장관에 내정했다. 피게이레도 마샤도 내정자는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태어났으며 1980년대부터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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