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 보수 언론그룹 해체 작업 착수
2013/11/02
15일 내 자발적인 주식 처분 등 권고…해당 언론그룹 강력 반발
아르헨티나 정부가 최대 보수 언론그룹 그루포 클라린(Grupo Clarin)에 대한 해체 작업에 착수했다.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그루포 클라린에 앞으로 15일 안에 보유 주식의 자발적인 처분을 권고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문건을 전달했다.
마르틴 사바텔라 아르헨티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그루포 클라린을 직접 방문해 문건을 전했으며, 이는 그루포 클라린 해체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특히 이번 조치는 대법원이 정부의 미디어 독과점 규제법에 대해 합법 판결을 내린 지 48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신속하게 이뤄졌다.
대법원은 단일 기업이 운영할 수 있는 TV와 라디오 방송사의 수를 축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미디어 독과점 규제법을 지난달 29일 합헌 판결했다.
이 판결은 그루포 클라린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보수언론을 대표하는 그루포 클라린은 신문과 지상파TV 채널, 케이블TV 채널, 라디오 방송 등을 소유하고 있다. 2011년 기준 연 매출액이 20억 달러에 달한다.
그루포 클라린은 즉각 성명을 발표해 "방송통신위의 조치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앞서 그루포 클라린은 대법원의 합헌 판결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하며 국제 제소를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크리스트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와 그루포 클라린의 대립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정부는 국내 인플레 안정을 위해 농산물 수출세 인상을 시도했으나 농민들의 거센 반발로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그루포 클라린이 농민들을 지지해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와 반목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그루포 클라린은 산하 매체를 총동원해 사사건건 페르난데스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걸었고, 페르난데스 정부는 2009년부터 미디어 독과점 규제법 제정을 추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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