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서거 1주기 앞두고 베네수엘라 시위 격화 조짐
2014/03/04
야권 "미주기구, 시위 사태에 분명한 태도 밝혀야"
베네수엘라에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앞두고 반정부 시위가 다시 가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전날 야권과 학생, 언론인 등이 가세한 가운데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지도부는 차베스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하루 전인 이날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야권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엔리케 카프릴레스 미란다 주지사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는 8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시위 지도부에 참여한 야당의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안토니오 레데스마 카라카스 시장은 미주기구(OAS)에 베네수엘라 시위 사태에 대한 명백한 태도 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카라카스 시내 OAS 지부에 전달한 서한에서 "호세 미겔 인술사 OAS 사무총장과 회원국 정상들이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시위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즈는 전날 측근을 통해 전한 영상 메시지에서 "평화를 위해 계속 투쟁해야 한다"고 시위를 촉구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투쟁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며 앞으로도 시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인권이사회에 참석, 베네수엘라 정부에 시위대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정 불간섭을 방침을 고수하던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외교보좌관을 베네수엘라에 보내 시위 사태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다. 루이스 알베르토 피게이레도 외교장관은 "브라질 정부는 베네수엘라 상황에 대해 침묵하지 않았다"며 마두로 대통령에게 야권 및 시위대와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1월부터 마두로 대통령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야권의 시위가 시작됐다. 이후 생필품 부족과 높은 인플레이션, 치안 불안 등에 항의하는 시민과 학생들이 가세하면서 2월 초부터 본격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잇따랐고, 그동안의 시위 과정에서 18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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