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베네수엘라 시위사태 해결 주력…"美와 교감"
2014/03/15
전-현직 대통령 대화 촉구 메시지…집권당 대표 베네수엘라 방문
브라질이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브라질은 정부의 외교력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 집권당까지 나서 베네수엘라 사태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이달 초 마르코 아우렐리오 가르시아 대통령실 외교보과관을 베네수엘라에 보냈다. 가르시아 보좌관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만나 야권과의 대화를 촉구했다.
'남미 중도좌파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2003∼2010년 집권)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야권과의 대화를 주문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또 이탈리아 신문과 회견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에 강력 대응 방침을 고수하는 데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는 지금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를 거치고 있다"면서 "마두로 대통령이 야권과의 대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날은 브라질 집권 노동자당(PT) 대표단이 베네수엘라를 방문한다. 당 대표인 후이 팔카웅이 대표단을 직접 이끈다.
노동자당은 베네수엘라의 현 상황을 소수 극우세력에 의한 '파시스트 폭력'으로 규정하는 한편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치적 공세가 가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엘리아스 하우아 외교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정부는 브라질에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안정을 위해 제3의 중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브라질을 적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브라질의 행보가 어느 정도 미국과의 교감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국무부는 또 베네수엘라 사태 중재에 나선 남미국가연합이 베네수엘라 야권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미지역 정치기구인 남미국가연합은 지난 12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의 대화를 촉구하고 화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협의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요청에 따라 설치되는 협의회에는 남미국가연합 회원국 외교장관들이 모두 참여한다. 4월 첫 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베네수엘라에서 2월 초부터 계속된 시위로 지금까지 최소한 28명이 사망하고 36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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