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100볼리바르화 유통중단 왜?…'위조달러ㆍ밀수' 탓
2016/12/13
베네수엘라 정부가 범죄 조직의 위조화폐 제작과 밀수에 대처하기 위해 시중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100볼리바르 지폐를 전격 회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미시온 베르다드 등 현지언론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최근 2년 사이 베네수엘라 국경과 인접한 콜롬비아 쿠쿠타 등지에서 마피아 범죄 조직이 최고액권인 100볼리바르 화를 집중적으로 모아 미국 달러화를 위조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쿠쿠타를 비롯한 카르타헤나, 마이카오, 부카라망가 등 콜롬비아 국경 도시를 중심으로 이 같은 위조화폐 제작이 횡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전날 TV 연설에서 "콜롬비아에 있는 마피아 조직이 3억 볼리바르를 유통하지 않은 채 가지고 있으면서 우리나라를 상대로 경제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 베네수엘라 현지 시중은행의 현금인출기에서는 100볼리바르 지폐가 부족해 작은 규모의 지폐가 대신 유통되고 있다.
또 범죄 조직이 콜롬비아 국경에서 사들인 베네수엘라 화폐로 보조금이 적용돼 시중가격보다 저렴한 베네수엘라 물품을 산 뒤 콜롬비아 등지에서 비싸게 되파는 밀수가 성행해 100볼리바르화 부족 현상과 생필품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물가가 많이 오른 측면도 있지만 이 같은 고액권 지폐 부족 현상이 더해져 많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많은 돈다발을 들고 다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 정부는 전날 100볼리바르 지폐를 오는 14일까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전격 결정했다. 15일부터는 2만·1만·5천·2천·1천·500 볼리바르 지폐 6종을 발행한다.
100볼리바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열흘 안에 중앙은행에서 다른 화폐로 교환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영어권 서방 언론이 좌파 정부의 무능에 따른 물가상승을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화폐 교환 기간이 지나치게 짧으며, 최고액권의 유통을 돌연 막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지폐 교환 기간을 단기간으로 정해야만 범죄 조직이 대처할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위조화폐 제작과 밀수에 따른 부정이득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는 게 베네수엘라 정부의 판단이다.
현재 유통되는 100볼리바르 지폐는 총 60억 장이 넘으며 전체 통용 화폐의 48%에 달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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